트럼프 관세정책,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2025년 1월, 도널드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되면서 전 세계 경제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특히 그의 강력한 보호무역주의 정책, 특히 보편관세와 중국에 대한 60% 관세는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는 취임 직후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는 60%의 고율 관세를 적용하겠다는 공약을 재확인했다. 이는 그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의 일환으로, 미국 내 산업 보호와 무역적자 해소를 목표로 한다.
한국은 미국과의 무역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24년 기준 한국 전체 수출의 18%가 대미 수출로, 이는 약 1270억 달러에 달한다. 트럼프의 보편관세가 실현된다면, 한국의 대미 수출은 9.3~13.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자동차, 철강, 반도체 등 주요 산업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현대경제연구원은 한국의 연간 대미 수출액이 최대 304억 달러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트럼프의 관세정책은 환율 변동성도 증가시킬 전망이다. 미국의 강력한 달러 정책과 중국 위안화의 약세가 지속되면서 한국 원화도 추가적인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국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의 관세정책은 단순히 무역적자 해소를 넘어 미국의 경제적, 군사적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그는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며 덴마크에 고율 관세를 경고한 바 있다. 이는 한국에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등 주요 현안의 협상카드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 정부와 기업의 대응 전략
트럼프의 관세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정부는 다양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첫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활용해 관세 부담을 완화하려는 노력이다. 정부는 미국의 에너지 및 농산물 수입을 늘리는 대가로 한국 제품에 대한 관세 감면을 요구할 계획이다. 또한, 트럼프가 요청한 군수 조선 지원을 협상 카드로 활용해 무역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유하려는 전략도 있다.
둘째, 정부는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에 대비해 재정 및 통화정책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한국 경제가 2025년 1.7%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정치적 불확실성과 외부 압력으로 인해 이 수치는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고, 금리를 인하해 내수 진작에 나설 계획이다.
기업 차원에서도 대응 전략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특히,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은 현지 생산 기지 확대나 다각화 전략을 고려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 및 철강 기업들은 미국 내 생산 시설을 확장하거나, 멕시코, 베트남 등 제3국으로 생산 기지를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한, 바이오시밀러 및 제네릭 의약품 분야에서는 트럼프의 약가 인하 정책이 오히려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미국 시장에서 고가의 오리지널 의약품 대신 저렴한 복제약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한편, 정부는 10조원 규모의 공급망 기금을 가동해 대중국 공급망 취약 품목에 선제 대응하고, 아랍에미리트(UAE), 과테말라 등 유망 신흥국과의 통상 협력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또한, 탄자니아, 칠레 등과의 핵심 광물 협력 파트너십 구축도 병행할 방침이다.
트럼프의 관세정책은 한국 경제에 큰 도전이지만, 동시에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도 있다.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 전략적으로 대응한다면,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고 오히려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한미 FTA를 활용한 협상 전략과 내수 진작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중요한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구체적인 정책 방향과 국제 경제 환경의 변화를 주시하며, 한국은 유연하고 창의적인 대응 전략을 지속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이번 위기를 기회로 삼아 한국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